home HOME > NEWS > 전체

전체

청년 삼킨 '빌라왕'...악몽이 된 '보금자리'

2026.02.05 20:30
이른바 갭 투자 방식으로
빌라 19채를 사들여 전세금을 빼돌린
이른바 전주 빌라왕에게 최근 1심 법원이
징역 16년을 선고했습니다.

사법적 정의는 실현됐지만
대부분 사회 초년생인 2, 30대 피해자들은
보증금 한 푼 건지지 못한 채
여전히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을 위해 마련된 지원 제도 역시
생색내기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JTV 기동취재반 최강 2팀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만났습니다.

# 강훈 기자

14세대 규모의 3층짜리 다세대 주택.

퇴근 시간이지만
불 켜진 집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편함에는
각종 고지서가 수북하게 꽂혀 있고,
집집마다 수도와 전기를 끊겠다는 통지서와
법원 경매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전주의 빌라왕으로 불렸던 곽 모 씨가
다른 사람 명의로 갖고 있던 건물입니다.

대부분이 이 빌라를 떠났지만
아직 갈 곳을 정하지 못한 김서연 씨는
이곳에 남아 있습니다.

[트랜스]
결혼 자금을 모으기 위해
부담이 큰 월세 대신
무리하게 대출까지 받아 마련한
7천만 원 짜리 전세집.

하지만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게 되면서
김씨는 결혼 계획까지 미뤘습니다.

[김서연(가명)/전세 사기 피해자 :
결혼도 하고, 차도 사고 이럴 계획으로 전셋집을 구한 건데, 여기서 이제 거의 전 재산 이상의 돈을 다 사기를 당하고 나니까 그 모든 계획이 다 틀어지고...]

빌라왕이 소유했던
다른 원룸의 세입자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트랜스]
29살, 3년차 직장인 정우진 씨도
전세보증금 5,9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군대에서 알뜰하게 모은 2천6백만 원에
대출받은 3천3백만 원을
모두 날리게 됐습니다.

[정우진(가명)/전세 사기 피해자 :
군 생활하면서 모아뒀던 돈이고, 제 인생에서 어떻게 보면 나이에 맞게 적금을 어느 정도 해서 저축을 하겠다라는 목표가 있었는데 일단 그 목표가 완전히 뒤바뀌었고요.]

[트랜스]
계약 석 달 만에
전세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피해자로 인정받기까지
2년이 더 걸렸습니다.

곽 씨가 전세사기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까지 넘겨졌지만,
계약 기간이 끝나지 않아
피해자로 볼 수 없다는 게
법적 판단이었습니다.

[정우진(가명)/전세 사기 피해자:
계약 기간이 있고 그 집주인이 (보증금을)안 돌려준다는 그게 없으니까 변호사들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해서 거의 지금 2년 넘게 스트레스만 받고 있던 상황이었죠.]

[트랜스]
빌라왕 곽씨가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은 130억 원,
피해자는 175명에 이릅니다.

# 최유선 기자

전세 사기 피해가 커지자
정부는 특별법을 만들었습니다.

[트랜스]
주요 지원책 가운데 하나는
'전세 사기 피해 주택 매입제도' 입니다.

LH가 피해 주택을 사들여
공공임대로 최장 10년 간
임대료 없이 거주할 수 있게 하거나
퇴거를 원할 경우에는
감정가에 낙찰가를 뺀 만큼
피해 보증금을 보전해줍니다.

하지만 서연 씨의 집은
선순위 보증금이 많다는 이유로
매입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김서연(가명)/전세 사기 피해자 :
기대를 했었는데, 선순위 권리 관계도 너무 많고 그러니까 보증금이 너무 과하다는 거죠.]

LH가 매입한 경우에도
돌려 받는 보증금은 푼돈 수준입니다.

보증금 6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 이지은 씨의 집은
경매로 넘어가 LH가 사들였습니다.

기대가 컸지만 현재까지 통보받은 배당금은 53만 원에 불과합니다.

[이지은(가명)/전세 사기 피해자 :
피해자 대표까지도 한 5%도 안되는 금액을 다 일괄적으로 통보를 받았고, 그래서 이 금액이었으면 그냥 주소지 이전을 안했을 수도 있겠다...]

[CG] 제도 시행 후 1년간
LH가 매입해 정산까지 끝난 450건 가운데
보증금을 전액 돌려받은 사례는 111건,
24.7%에 그쳤습니다.

보증금의 절반도 받지 못한 경우는
83건에 이릅니다.//

경매에서 집이 팔려도
세금과 근저당 같은 선순위 채권부터
낙찰 대금을 지급받기 때문입니다.

또 낙찰가가 낮을 수록
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더 줄어
회수율도 천차만별입니다.

[최유선 기자 :
여러 지원책이 있지만 피해자들은 법원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사기 혐의가 인정돼도 처벌일 뿐, 보증금을 돌려받는 문제는 별개입니다.]

하지만 민사소송도 능사는 아닙니다.

재판에서 이겨도 임대인이 돈이 없다면
돈을 돌려받을 방법은 없습니다.

[엄정숙/부동산 전문 변호사 :
판결문을 받아두면 나중에 해소 가능성이 열리는 상황이 또 일어날 수가 있으니까
그럴 때 회수를 하는 추심 절차를 나중에 몇 년 후에라도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그럼에도 피해자들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이지은(가명)/전세 사기 피해자 :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민사로라도 잘못을 한 사람에 대해서는 거기에 대한 벌을 받는 게 마땅한 거고.]

전세 사기 피해자 대부분은 이제 막
사회에 첫걸음을 내디딘 20, 30대입니다.

이들의 삶을 무너뜨린
전주의 빌라왕 사태는
우리의 법과 제도가 예방하지 못한
사회적 재난이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그 고통을 홀로 감당하고 있습니다.

JTV NEWS 최강2팀 최유선, 강훈입니다.

강훈 기자 hunk@jtv.co.kr (JTV 전주방송)최유선 기자 shine@jtv.co.kr(JTV전주방송)
퍼가기
강훈 기자 (hunk@jtv.co.kr)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