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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코로나에도 '얼굴없는 천사' 왔다

2020.12.29 20:57
해마다 이맘때면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 근처에
거액의 성금을 놓고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이름도 얼굴도 밝히지 않고 남몰래 선행을
베푼다고 해서, 얼굴없는 천사로 불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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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성금을 도둑맞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고,
올해는 코로나가 워낙 심각해,
혹시 안 오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나왔는데요

천사는 올해도 어김 없이,
7천만 원이 넘는 돈을 남기고 가
가뜩이나 삭막하고 힘겨운 연말에
다시한번 가슴 따뜻한 소식을 전했습니다.

권대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9년 12월 30일/JTV 8뉴스]
이들은 뉴스로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을 알게된 뒤 천사가 성금을 두고 떠나자 곧바로 훔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얼굴 없는 천사' 성금 도난 사건.

걱정스런 마음에 올해 주민들은
CCTV를 설치하고 경찰에 순찰까지 부탁하며 천사를 기다렸습니다.

이런 간절함을 아는 듯 천사는 올해도
어김없이 7천여만 원을 두고 갔습니다.

무려 21년째 이어진 천사가 기부한 성금은 어느덧 7억 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그동안 얼굴 한번 비추지 않은 천사는
올해도 항상 그래왔듯이
짤막한 전화 한 통만 걸었을 뿐입니다.

[송병섭/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직원]
(전화하셔서) 철판 간판 옆에 보면 A4 박스로 돈을 놨으니 가져가면 좋겠고요, 코로나 때문에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하셨습니다.

혹시나 도난을 걱정했는지 천사는
주민센터 옆이 아니라 주민센터에서
3백미터 떨어진 교회 옆에 성금 상자를
두고 사라졌습니다.

또한, 지난해 본인 탓에 도난 소동이
일어나 죄송하다며 오히려 사과하면서,

코로나로 힘든 한 해 이겨내리라 믿는다는 응원의 글도 남겼습니다.

[오창근/전주시 '천사마을' 주민]
그런 일(도난 사건)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거르지 않고 성금을 주신 것이 참 감사하고. 그런 분이 계시니까 이렇게 어려운 세상에서도 모든 사람이 힘을 내고 그러겠죠.

전주에 앞서 완주에서도 또 다른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가 13년째 계속됐습니다.

용진읍사무소에 10kg짜리 쌀 60포대를
몰래 두고 갔는데 지금까지
모두 8톤 가량에 이릅니다.

남 모르게 이어지는 따뜻한 선행들이
코로나로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올 한 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JTV NEWS 권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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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성 기자 (edmos@j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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