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는 지난 26년간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은 채
거액을 기부해 온 '얼굴 없는 천사'가 있습니다.
전주시가 이 천사의 마음을 기리겠다며
12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기념관을 짓기로 했는데요.
조용한 선행을 실천해 온 천사의 진심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습니다.
정상원 기자입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종이상자에
거액의 성금을 두고 사라지는 사람.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아 얼굴없는 천사로 불립니다.
지난 2000년부터 26년간,
얼굴없는 천사가 두고간 성금은
모두 11억 3천여만 원에 이릅니다.
그 마음을 기리기 위해 전주시는
이 곳을 천사마을로 지정하고, 천사의 거리를 조성했습니다.
골목길에 천사 쉼터를 만들고,
주민센터에는 기념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정상원 기자 :
전주시는 기부자의 숭고한 정신을 잇겠다며 이곳에 지상 2층 규모의
'얼굴 없는 천사 기념관'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1층에는 천사 기념관과 휴게 공간이,
2층에는 기부 행적을 모아놓은
천사 자료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기념관 건립에 필요한 예산은 12억 7천만 원,
지금까지 얼굴없는 천사가 기부한 금액보다 더 많습니다.
주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전주시 천사마을 주민 :
그동안 주변에 공원도 만들어 놓고, 벽화라든가 그분을 기리기 위해서...(그런데) 기념관까지 짓는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기부자는 20년 넘게 드러나지 않는 나눔을 실천하는데
기념관 지을 돈으로 차라리 어려운 이웃을 돕는게
나을 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주 천사마을 주민 :
그분이 그냥 남모르게 남을 도와주고 싶어서 그렇게 한 취지인데 그거를 좀 왜곡하는, 행정적인거 아닌가...]
전주시는 주민 문화공간을 만드는 사업이 예정돼 있었고,
여기에 천사마을의 정체성을 담은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전주시 관계자 (음성 변조) :
천사마을의 정체성이 담긴 그런 식으로 이제 발전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주셨었고. (기념물 관리가) 하나로 되는 느낌을 가져가려고
하는 거예요.]
굳이 기념관까지 지어가며
천사마을의 정체성을 담겠다는 전주시.
드러나지 않는 나눔으로 감동을 선사했던
얼굴없는 천사의 진심마저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JTV 뉴스 정상원입니다.
정상원 기자 top1@jtv.co.kr (JTV 전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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