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성 난청이나 폐 질환 같은
질병성 산업재해는
발생 원인과 시기를 명확하게 밝혀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근로자가 오랜 기간 여러 사업장에서 일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 경우, 근로자가 마지막으로 일했던
사업장을 산재사업장으로 정한다는
지침 때문에 엉뚱한 업체가 책임을
떠안고 있습니다.
하원호 기자입니다.
완주에 있는 소규모
철제 설비 제조업체입니다.
업체 대표는 최근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요양 보험 급여 결정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이곳에서 일했던 60대 근로자가
소음성 난청으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으면서
졸지에 산재 발생 사업장이 된 겁니다.
그런데 이 근로자가 근무한 날은 불과 나흘, 그것도 소음 발생이 크지 않은
용접 작업을 맡았습니다.
[진정환/설비업체 대표 :
마지막에 일했다는 이유로 저희 사업장이 지금 산재사업장으로 지정이 됐습니다. 산재사업장이 지정되면 저희들은 발주처로부터 상당한 불이익이 초래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건,
근로복지공단이 산재사업장을 정할 때
근거로 삼는 요양 결정 판단 지침
때문입니다.
CG IN
질병 발생과 상당 관계가 높은
사업장을 확인하거나,
근무 기간과 작업 환경,
발병 일시와 증세 악화 시점 등을 고려해
적용 사업장을 결정하는데
이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마지막으로 일했던 사업장을
산재사업장으로 지정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CG OUT
[하원호 기자 :
사고로 인한 부상과 달리
소음성 난청이나 근골격계 질환,
분진으로 인한 폐 질환 등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언제, 어떤 사업장에서 질병이 발생했는지
인과관계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해당 근로자는
20년 넘게 일용직으로 일했고,
일용 근로내역서에 적시된 사업장만
4백여 곳에 이릅니다.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에서
결국 마지막 사업장이 책임을 떠안는
불합리한 결정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근로복지공단도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 : (산재 사업장을)지정하는 부분에 있어서 저희들도 좀 고민스럽기는 했었어요. 확실하지 않으면 최종 사업장으로 우선 적용하도록 돼 있는 지침에 따라서 저희가 적용을 하고 있기는 한대...]
산업재해와 무관한 사업장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JTV NEWS 하원호입니다. (JTV 전주방송)

- 하원호 기자 (hawh@jtv.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