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리포트

정윤성 기자의 일본 리포트 (유바리시 재정파탄 15년 ③)

2021-08-18 13:31



유바리시 (夕張市) 재정파탄 15년 ③

 

허리띠 졸라매고 빚잔치 15년

 

결국, 유바리시 (夕張市)는 이 같은 재정난을 견디지 못한 채 2006. 6월, 사실상의 재정파탄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353억 엔의 적자를 2024년까지 갚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재정 재건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사진 설명 - 일본 유바리시는 빚을 갚기 위해 
공무원 수를 줄이고 급여를 삭감했다,) 

빚 갚느라 공무원 월급 삭감, 구조조정

 

유바리시는 빚을 갚기 위해 우선 직원들의 인건비부터 줄였습니다. 직원들의 연수입은 평균 40% 가까이 줄어들어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퇴직수당도 삭감했습니다.

 

공무원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도 단행했습니다. 유바리시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07년, 5부 17과 30계를 7과 20계로 줄이고 부(部)를 폐지했습니다. 5곳의 시 연락소도 없앴습니다.

 

2006년 269명이었던 시 직원을 2009년까지 134명으로 줄이는 직원 적정배치계획을 세웠습니다. 퇴직으로 결원이 발생해도 충원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2019년 현재 시 직원은 124명입니다. 공무원의 급여가 낮고 신규 충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유능한 공무원을 채용하기 어렵습니다.

 

세금은 오르고 대민 서비스는 축소되고

 

주민들의 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7월 3일 홋카이도 신문 (北海道新聞) 보도에 따르면 유바리시의 수도요금은 재정 파탄 당시, 1개월에 20평방미터의 경우, 5,848엔이었지만 12월 요금 개정 (改定)으로 지금은 전국에서 제일 높은 6,978엔으로 상승했습니다.

 

주민들의 피해는 수도요금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홋카이도 신문은 장수 축하금, 초중학생의 예술문화 감상 경비 등 56개 사업이 폐지됐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유바리시의 재정이 파탄 나기 전에는 독립 시설이었던 시민회관, 도서관이 2020년 3월 완공된 거점 복합시설의 내부에 소규모로 들어섰습니다.

 


(사진 설명 - 지역의 미래에 불안감을 느낀 시민들은 유바리시를 떠났다.) 


세금은 늘어나고 시민들은 떠나고

재정 (財政) 재건 계획은 주민생활에 필요한 사업비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중지, 축소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세율, 사용료, 수수료 등을 조정해서 세수입을 늘리는 것도 재정계획에 포함돼 있습니다.

 

지역의 장래는 어두웠고 주민들은 불안을 느꼈습니다. 그 결과는 유바리시를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재정 파탄 당시 13,000명이었던 인구는 올해 5월 말, 7,200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도 있었지만 주거 여건이 나빠졌고 유바리시가 주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입니다.

 

'지방 소멸'지자체의 과제: 경영능력

 

한국이나 일본이나 '지방소멸'이 우려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유바리시 (夕張市)의 사례를 보면서 새삼 주목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자체의 '경영능력'입니다.

 

경영능력이라고 해서 반드시 지자체가 수익사업을 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지역을 매력 있는 공간으로 다듬어서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곳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매력 있는 공간이라는 것은 '기회' '가능성'이 있는 곳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관광객, 귀농자, 귀촌자, 기업가, 창업가,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그래서 그 지역에 온 사람들이 창의력을 발휘해서 그 지역과 연계하며 수익을 내는 과정이 그 지역이 활성화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자체는 지역을 매력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서 거기서 이 사람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면 됩니다. 지역 매니저 (manager), 또는 코디네이터 (coordinator)입니다.

 

유바리시는 본인들이 직접 플레이어 (player)로 뛰다가 무리를 해서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성공을 한 지자체들도 당시에는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지자체의 투자로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을 따라가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철저하게 소비자, 수요자의 관점이 아니면 지자체, 공급자의 관점에서 시작된 사업은 시장에서 선택받기 어렵습니다.

 

(JTV 전주방송 정윤성 기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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