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V 단독·기획

[민원인에게 돈 요구한 경찰] "진술과 달리 조서 작성"... 못 믿을 경찰

2021-02-08 16:29
경찰 조사를 받던 한 시민이
자신의 진술과 달리
경찰 조서가 작성됐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 시민은
진술과 다른 조서를 믿을 수 없어
수사관 기피신청을 냈지만
이마저 거절당했다고 주장합니다.

나금동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A씨는 지난해 전주 모 요양병원 간부의
직무를 정지해달라고
법원에 탄원서를 냈습니다.

이후 해당 간부로부터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진정을 당했습니다.

피진정인이 된 A씨는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자신의 진술과 다르게
경찰 조서가 작성됐다고 반발합니다.

A씨와 경찰이 나눈 대화의 녹취파일입니다.

(CG IN)
경찰: 그럼 누가... ○○○가 쓰라고 해서 썼어요, 이것을요?
A씨(피진정인): 쓰라고 해서 쓴 거 아닙니다.
경찰: 그러면?
A씨(피진정인): 말씀드렸다시피 판결문 보고 그 내용을 (썼습니다.)//

(CG IN)
그런데 조서에는
사실확인서나 진정서를 작성하라는
부탁이나 지시를 받았으냐고 묻자
피진정인인 A씨가
묵묵부답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A씨는 누가 쓰라고 해서 쓴 게 아니고
판결문을 보고 썼다고 말했는데,
이 진술과 다른 내용으로
경찰 조서가 작성된 겁니다.

또 다른 음성 파일입니다.

A씨가 진정서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합니다.

(CG IN)
경찰: 진정서 요지는 뭐예요?
A씨(피진정인): (요양병원 간부의) 권한을 해지시켜 달라는 거죠. 임금체불도 문제가 되고, 그리고 내 말이 곧 법이야라는 식으로 직원들한테 막 대하셨고...//

(CG IN)
그런데 조서를 보면,
피진정인이 진정서 내용에 대해
묵묵부답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A씨는 경찰을 믿을 수 없다고 반발합니다.

A씨(피진정인, 음성변조):
잠도 못자고 억울하고... 그래도 경찰인데 전후 사정을 확인해서 조사를 하는게 아니라 한쪽 편에서 유도하고... 경찰들이 이렇게 조사를 해야 하나? 누구를 믿을 수 있지?

결국 A씨는 수사관 기피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전북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의
공정수사위원회는 수사관 기피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회유나 강압수사를 받은 것에 대한
구체적 사정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겁니다.

다만 여러 사항을 고려해,
수사관 교체를 권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수사관 교체를 권고한다는 건
경찰 스스로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런데도 수사관을 바꾸지 않고
단순하게 교체를 권고하겠다는 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최영호/변호사
진술자와 진술을 작성하는 수사관의 진술조서의 내용이 다르고 수사관의 어떤 의도가 반영돼서 작성이 됐다는 건 사실 형사 절차에 참여하는 변호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위중한 일이고... 직권남용의 범죄도 성립이 가능할 정도라고 할 것입니다.

진술과 달리 조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 경찰은
사건 관계인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구속돼
당사자의 반론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JTV뉴스 나금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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