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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개량 비료 '방치'...세금 낭비·환경 오염

2022-07-14
논밭의 땅심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자치단체는 3년에 한 번씩
농가에 토양개량제라는 비료를 공급합니다.

해마다 적잖은 예산이 들어가는데,
정작 토양개량제를 받아놓고
방치하는 농가가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세금으로 지원된 토양개량제가
농촌 환경을 해치는 폐기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하원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농촌 마을 도로가에
포장도 뜯지 않은 비료 1천여 포대가
어른 키 높이 만큼 쌓여 있습니다.

생산연도는 2017년 8월,
최소 4년 이상 방치된 겁니다.

포장이 찢어진 비료 포대에서
풀이 자랄 정돕니다.

다른 농촌마을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빛 바랜 포장지가 뜯어져
비료가 땅으로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강알칼리성의 비료가 빗물과 함께
하천과 지하수로 흘러들어
환경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하원호 기자 : 값비싼 비료를 쓰지도 않고
이렇게 방치해 두는 건, 이 비료가 100%
세금으로 지원되는 공짜 비료이기
때문입니다.]

산성화된 논밭의 토질을 높이기 위해
자치단체는 해마다 농가 신청을 받아
규산과 석회질 비료 같은
토양개량제를 지원합니다.

CG IN
지난 5년간 익산에서만
3만 1천 톤의 토양개량제가 공급됐는데
여기에 들어간 예산만
무려 44억 원에 이릅니다.

여기에 포대당 8백원 씩
연간 1억 원 안팎의 공동살포 보조금이
지원됩니다.
CG OUT

농민은 한 푼도 부담하지 않습니다.

제 돈 들여 산 비료가 아니다보니
농민 입장에선 별로 아쉬울 게
없는 겁니다.

지원된 비료가 제대로 뿌려졌는지
관리 감독이 필요하지만,
시군 담당자들은 정산 서류만
살펴보는게 전붑니다.

[익산시 관계자 : 저희가 일일이 뿌리는 현장까지 가서 이제 확인할 수 없는 노릇이라. 저희도 정산 서류를 보고 저희가 확인 검토하고 마무리하는 그런 경우도 있고...]

비료를 지원받고 살포하지 않은 경우,
다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적발된 사례는 한 건도 없습니다.

[김경진/익산시의원 : 무상으로 공급하는 것도 좋지만 사후 관리가 참 중요하거든요. 이게 제대로 살포가 됐는지 아니면 이렇게 적치하고 방치되고 있는지 그 부분도 파악해야되고...]

산화된 토양개량제는 사용이 어려워
결국 폐기물로 처리해야 하는데
세금으로 기껏 폐기물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5년간 전북에 보급된 토양개량제는
33만 3천여 톤, 여기에는
549억 원의 세금이 쓰였습니다.

JTV NEWS 하원호입니다. (JTV 전주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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