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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으로 가는 노인들 (대체)

2019.08.21 01:00
그제 쪽방 여인숙에 불이 나 숨진 사람들은 폐지를 주워 사는 노인들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곳에 더 있습
니다.

빈곤하지만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려,
노인들은 내몰리듯 쪽방으로 가고
있습니다.

오정현 기자가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쪽방, 벽엔 퀴퀴한
냄새가 깊게 뱄습니다.

2년 전까지 여인숙이었던 이곳 손님은
대부분 노인이었고,

하나같이 고단한 삶을 살았다고 말합니다.

[여인숙 전 주인]
"방 달라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왔었어요.
빈곤층들이지, 아무것도 (없고) 자식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어려운 (노인들)이었죠. 불쌍해요."

바로 근처, 53년 된 여인숙은 아직 영업 중
입니다.

75살 김문정 할머니는 이곳에서 9년째 살고
있습니다.

한 달 15만 원에 얻은 쪽방 한 칸, 단출한
살림이 할머니가 가진 전부입니다.

돌봐줄 자식은 없습니다.

[김문정(75) / 여인숙 9년째 거주]
"(자식) 없어요. 아무것도, 아무도 없어... 여기는 보증금이 없어 달세(월세)만 내면 돼. 그러니까 누가 소개해서 여기로 온 거야."

음식을 나르며 품삯 대신 식당에 얹혀살던
할머니는 나이 들고 몸이 아파 일을 못
하게 되면서, 여기로 왔습니다.

기초생활수급비와 노령연금으로 살아가는
그에게 다른 곳을 선택할 여유는 없었습
니다.

여인숙에는 할머니와 같은 노인이 2명 더
살고 있습니다.

[김문정(75) / 여인숙 9년째 거주]
"(다들) 어디 나가지도 않고, 밥 끓여 먹고, 라면 같은 거 끓여 먹고 살아. 사는 것이 사는 게 아니지..."

쪽방을 전전하는 노인들을 행정기관들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여인숙이나 고시원, 비닐하우스 등에
머무는 주거 취약 노인들이 몇이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습니다.

불이 나면서 드러난 쪽방 노인들의 비극.

이들의 삶에서 빨간불은, 여인숙에 불이
나기 전 이미 켜진 상태였습니다.

[김문정(75) / 여인숙 9년째 거주]
"그런 사람이 우리 뿐 아니라 많을 거야...가진 게 없으니까."

JTV NEWS 오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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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혁구 기자 (kiqeq@j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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